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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

설악산 대청봉 일출산행 (강원 인제) 100대 명산-9 / 5월 일출시각 / 설악산 최단코스

언제나처럼 별생각 없이 등산을 하려고 마음을 먹었지만

시간이 갈수록 잘 오를 수 있을까 하는 긴장감이 증폭됐다.

 

내가 오르는 산중에 제일 높은 산이기도 하고,

등산로를 전혀 모르기도 했고,

새벽 3시부터 산행을 시작하는 것 자체도 생소했기 때문에

설렘 반 긴장 반의 마음으로 전주에서 2022.5.21 오후 9시에 출발을 했다.

 

 

 

산행시 챙긴 준비물

보조배터리, 워치충전기, 무릎보호대,

파워에이드 2통, 생수 2통, 스니커즈, 손전등, 선크림

여분 양말, 페이스 실드, 팔토시, 헤어밴드 2개,

38L 가방, 스틱, 코팅장갑, 바람막이,

여분 티, 플리스 자켓

 

식사를 하산 후 할 예정이라 간식은 아주 간단하게만 챙겼고

헤드랜턴이 없어서 손전등을 챙겨갔지만 이게 최대 미스였다.

같이 올라가는 팀이 있어서 앞뒤로 비춰주면 바닥이 대충 보여서 오를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깜깜하기도 하고 수풀이 우거져 월광도 1도 없는 데다가

바닥이 너무 울퉁불퉁해서 앞뒤의 전등은 소용이 없었다.

게다가 스틱을 양손으로 쓰는 바람에 오르는 중 랜턴을 어디다 거치할지 궁리하는 과정에서

신경이 날서 산행에 굉장한 방해가 됐다.

 

뭐 여차저차해서 가방 허리끈에 있는 메쉬 주머니에 거치하고 가긴 했지만

여간 불편한 게 아니었다. (야간 산행 시 헤드렌턴 필수...)

 

이번 산행은 오색 코스,

오색그린야드 호텔-남설악탐방지원센터-대청봉-중청-소청-원점회귀의 코스로 진행했다.

 

 

 

타고 갔던 31인승 우등버스

시트가 너무 편하고 좌석마다 콘센트가 있어 굉장히 만족했다.

 

오후 9시 출발 - 새벽 2시 30분 도착

이날 24명이 동행해서 휴게소를 좀 자주 들러야 했기 때문에 시간이 좀 걸린 편이다.

 

 

 

산행 직전 김밥 한 줄과 파워젤 공급!!

기대감에 굉장히 흥분해서 이동하는 시간 동안 잠을 한숨도 못잤다..ㅋㅋㅋ

제대로 탈 수 있을지 걱정되기 시작

 

 

 

새벽 2시 40분 남설악 탐방지원센터 앞의 풍경

국립공원 입산통제시간 때문에 인파들이 엄청나게 몰려있다.

최소 150명 이상이 내 앞에 있었고

내가 도착하고도 계속 물밀듯 몰려왔다.

한국사람들 참 부지런하고 성격 급하다 ㅋㅋ

 

나를 포함 5명은 정상 일출을 보려고 계획했는데

BMNT가 05:12분이라서 03시에 입산 통로 문을 열어주면 2시간 10분만에 등산을 완료해야 한다.

해서 문을 조금 일찍 열어줄 것을 기대했지만

꼴랑 5분 일찍 열어줘서 02:55분에 등산을 시작했다.

 

저 많은 인파가 몰려있는 상태에서 등산로는 한두 명이 겨우 지나갈 정도밖에 안되니

극심한 정체현상을 빚었고

약 30분간은 사람에 치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대청봉 정상에 BMNT보다 2분 일찍 도착했지만

해는 이미 떠있었다 ㅠㅠ

 

출발지점 고도가 해발 400M정도 됐는데

정상이 1708M, 약 1300M를 2시간 15분에 주파했다.

사실 나의 한계와 산의 난이도를 모르고

무작정 산을 올랐기에 산행 중 가능할지 불가능할지 판단도 안됐고, 

생각보다 너무 힘들어서 중도포기하고 천천히 산행하려고도 했지만

오르다 보니 시간이 얼추 맞아서 약 100M 남겨두고 거의 뛰면서 산을 올랐다.

심박수가 200BPM 이상으로 치솟고 다리에 힘이 풀린 상태에서

그야말로 스틱에 의존하면서 네발로 기어 올랐다고 표현하는 게 맞는 것 같다.

 

기어오르든 어쩌든 시간 맞춰 오르긴 했는데

이미 해가 떠있어서 너무 아쉬웠다.

참고로 일출팀 5명 중 내가 2등이었고

1등은 여성 친구였다. 

이 친구 정말 체력이 도른것같다.

 

 

정상에 가니 바람이 미친 듯 불어서 몸이 휘청휘청할 정도였다.

당시 정상 온도는 영상 9도 정도

땀에 흠뻑 젖은 반팔티를 입고 있던 상태에서

강풍을 맞는 체감온도는 아주 그냥 사시나무 떨듯 오들오들 떨 정도였다.

사람 있는 거 신경도 안 쓰고 그냥 상의 훌렁 벗어던지고

뽀송한 여분 티로 갈아입고 바로 플리스와 바람막이를 입어 체온 유지를 했다.

급 건조하고 따뜻해지며 세상 행복한 기분이었다.😍😍

 

정상에 사람이 점점 많아지기 시작하고 바람이 너무 심하게 부는 관계로

인증샷 빠르게 찍고 바로 중청대피소로 이동했다.

 

 

 

신기하게 정상 조금 지나니 바람이 잦아들었다.

사진 중앙에 중청대피소로 이동

 

이동해서 간단하게 초코바와 육포, 김밥 두 개로 양분 보충하고

화장실도 들렀다.

주변에서 라면 끓여 드시는 분들도 있고

햄버거를 전자레인지에 데워 드시는 분들도 있어서 식욕이 폭발했다.

 

다음엔 기필코 챙겨 오리라 마음을 먹었다.

 

 

 

소청으로 넘어가는 중간에 말로만 듣던 공룡능선이 한눈에 담긴다.

사진으로는 다 담기지 못하는 산세가 정말 멋있었다.

다음 설악은 공룡능선으로 간드아.!!

 

 

소청까지 들러 한 방향으로 산행은 끝.

본래 대청봉 찍고 귀환이 최초 계획이었는데

일출팀 외의 팀들과 같이 하산하려고 하니 시간이 남아서 중청과 소청을 들르게 됐다.

 

일출팀과 사진 찍고 하산 ㄱㄱ

 

 

 

약 두 시간 정도 하산했을까

새벽에 등산 시작했을 때 탐방지원소 지나 평지 후 갑자기 나타난 급경사바위

갑자기? 하는 순간 시작된 엄청난 업힐의 최초 시작점이다.

이 이후로는 계속 이런 경사가 지속된다.

끝도 없이 정상까지.

이때부터 굳게 마음을 먹으면 된다고 본다.

 

 

 

드디어 보이는 지원소 출구!!

이때 국립공원 스템프 수첩을 최초로 받았다.

요새 워낙에 재고가 없어서 구하기 힘들다 하던데

여러모로 운이 좋은 날이었다.

 

 

 

새벽의 시작과는 전혀 딴판인 탐방지원소 앞 간판

멋있구만

내가 설악산 정상을 등반하다니

뽕에 취해본다.

 

 

하산 후 먹은 능이백숙과 막걸리ㅣㅣㅣ

뭐 말할 필요가 있나

체력 기력 땀 전부다 쭉 빼고 먹는데

미뢰가 춤추는 느낌 

이 맛에 등산한다

 

이날 무릎반 반장님이 BAC100좌 등극을 하셔서 축하주로 한잔

1등으로 등반해 일출을 유일하게 본 여성친구 축하주로 한잔

내 자신에게 잘했다고, 고생했다고 축하주로 한잔

그냥 목말라서 한잔

총 네 잔 정도 막걸리를 마셨다.

 

버스타고 이동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넘넘 행복한것.🤩

 

밥 잘 먹고 전주로 떡실신하며 복귀했다.

길이 막혀 약 6시간 정도 소요...

전주 도착이 오후 7시 반정도였다.

 

 

휴식시간 제외

총 운동시간 6시간

운동거리 13.8KM

소모 열량 2724KCAL (애플워치 기준)

 

 

 

아쉬운대로 1번 친구가 찍은 일출사진으로 이번 산행기 마무리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