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나는 15년간 흡연을 하다가 완전 금연을 하게 된 지 549일째, 연초를 안 피우게 된 지는 1331일째이다.
하루 두 갑 연초를 태우는 기준으로는 약 1,200만원,
한 갑을 태우는 기준으로는 600만원 가량을 아낀 셈이다.
흡연을 엄청 즐기며 선호하기도 했었고, 심적인 위안을 많이 얻기도 했었고,
수없이 많은 금연 시도를 했었지만
여러 가지 생각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뚝 끊게 된 계기와 과정에 대해 글을 써 보려 한다.
처음 흡연을 하게 됐던 때는 8살 때쯤,
아버지를 흉내 내보려 하면서 친구와 함께 친구 집 화장실에서 피웠었다.
담배를 입에 물고 불붙여 흡입을 하는 순간 엄청난 기침과 함께 이 독한 걸 어른들은 왜 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다시는 안 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왜인지 모르는 죄의식에 담배를 아주 멀리했었던 기억이 있다.
두 번째로 흡연을 시도한 것은 중학교 1학년 겨울쯤이었던 것 같다.
당시 나름 힘든 상황에 직면하고(지금에 와서 다시 생각해보면 중2병이 도진듯하다) 도피처를 찾는 마음에, 또는 영화에서 보는 흡연장면들이 너무 멋있어서 따라 해보고자 하는 마음에 흡연을 조금 하게 됐었다.
그때는 어린 나이기 때문에 담배를 구매하기가 어렵기도 하고, 피는 공간도 많이 제약됐기 때문에 자주 피우지는 못하고 가끔씩 담배를 많이 피우는(?) 친구들에게 얻어 피우거나 하는 형식으로 피웠었던 것 같다.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이 과정 또한 흡연 과정을 들켜 선생님에게 호되게 혼나는 친구들을 볼 때나 숨어서
피우는 내 모습을 볼 때마다 죄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담배를 안 피워야겠다는 마음을 갖고
안 피우고 있었는데,
선생님이 칠판에 수업내용을 분필로 적고 계시는 모습을 보고는 분필이 담배로 보이고,
흡연에 대한 욕구가 생기는 경험을 하고는 담배에 대한 중독성에 대해 처음 느껴봤다고 생각했다.
그 뒤로 한참 동안 담배를 안피우게 됐다가 고등학교 2학년 때 가정에 엄청난 일들이 생기게 되면서
신세 한탄과 더불어 힘든 마음을 달래고자 본격적으로 흡연을 시작하게 되었다.
담배를 피우는 고요한 시간과 생각할 수 있는 여유를 갖게 되는 것, 또한 고민과 힘듦을 연기와 함께
한숨으로 내뱉는 과정들이 조금은 위안이 됐던 것도 사실이다.
그때만 해도 게임방, 길거리, 술집, 음식집 가릴 것 없이 흡연이 가능했었기 때문에
별 의식 없이 피게 되는 환경도 받쳐주었던 것 같다.
쓰다 보니 흡연에 대한 긍정적인 부분에 관해서 이야기한 것 같은데
금연을 결심하는 과정에서 흡연에 대한 부정적인 측면이 어마어마하게 많다는 것을 많이 깨달았고 금연을 유지하는 과정에 큰 힘이 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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